뉴욕의 짙은 연기: 대마초 합법화 5년, 규제는 왜 실패했나

2026년 1월의 맨해튼, 타임스퀘어의 화려한 전광판 아래에서 관광객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뮤지컬 광고가 아닌 매캐한 대마초 냄새입니다. 미드타운의 한 블록을 걷는 동안 화려한 네온 사인을 내건 '스모크 숍(Smoke Shop)'을 대여섯 군데나 마주치는 것은 이제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습니다. 겉으로는 편의점이나 기념품 가게를 표방하지만, 계산대 뒤에는 알록달록한 패키지의 젤리와 조인트가 버젓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2021년, 뉴욕주가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를 선언하며 그렸던 '양지바른 산업'의 청사진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를 통제 불능의 '회색 시장'이 점령해버린 것입니다.

약속된 세수는 증발했다
뉴욕주 대마초 관리국(OCM)의 초기 추계에 따르면, 합법화 5년 차인 2026년에는 연간 3억 달러 이상의 세수가 걷혀야 했습니다. 이 자금은 공교육 확충과 마약 피해자 지원, 그리고 사회적 형평성(Social Equity) 프로그램에 쓰일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합니다. 2025년 말 록펠러 공공정책연구소(Rockefeller Institute of Government)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 전역의 대마초 유통 중 약 70%가 여전히 불법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정의'를 앞세워 전과자들에게 라이선스 우선권을 주겠다는 초기 정책(CAURD)은 잇단 소송전에 휘말리며 행정 마비를 초래했습니다. 규제의 사각지대를 파고든 불법 상점들만이 폭발적으로 증식하는 동안, 정식 절차를 밟으려던 사업자들은 관료주의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습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력의 부족이 아니라, 정책 설계 단계에서부터 시장의 생리를 오판하고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조정하지 못한 '거버넌스의 실패'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준법의 역설': 법을 지키면 망한다?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 인근에서 2년째 합법 디스펜서리 개장을 준비해 온 김철수(가명, 45세) 씨의 사례는 이러한 행정 난맥상이 개인에게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김 씨는 뉴욕주가 약속한 '사회적 형평성' 프로그램의 취지를 믿고 평생 모은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주 정부가 시키는 대로 임대 계약을 맺고, 고가의 보안 시설을 갖추고,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면허 발급이 이유 없이 지연되는 동안, 제 가게 반경 500미터 안에만 불법 판매점 세 곳이 버젓이 문을 열고 영업 중입니다."
김 씨는 월 1만 5천 달러에 달하는 임대료를 1년 넘게 감당하며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반면 길 건너편의 무허가 델리는 세금도 내지 않고, 포장 규정도 무시한 채 24시간 영업을 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법을 지키려는 시민이 도리어 경제적 파산 위기에 내몰리는 '준법의 역설'이 뉴욕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호철 주지사의 잃어버린 '골든타임'
캐시 호철(Kathy Hochul) 주지사는 지난 2024년, 대마초 관리국(OCM) 지도부를 전격 교체하고 '자물쇠 작전(Operation Padlock)'을 통해 불법 상점 강제 폐쇄 권한을 확대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2026년 현재의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습니다. 단속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고, 폐쇄된 업소들은 명의를 바꿔 며칠 뒤 '게릴라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호철 주지사가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합니다. 합법화 초기,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등 선행 주들의 실패 사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뉴욕주는 복잡한 허가 절차를 고집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규제의 진공 상태'를 자초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연방 차원에서 규제 완화를 밀어붙이는 기조 속에서도, 뉴욕주의 대마초 시장은 역설적으로 '규제의 실패'가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 보여주는 반면교사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뉴욕의 유권자와 시장 참여자들은 묻고 있습니다. 이 혼란을 수습할 진짜 칼자루는 과연 누가 쥐고 있는가.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호철 주지사의 리더십은 다시 한번 심판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