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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터번의 비극: '실전적 훈련'의 그늘과 안전 프로토콜의 딜레마

AI News Team
오터번의 비극: '실전적 훈련'의 그늘과 안전 프로토콜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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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터번의 비극과 2026년의 안보 현실

2026년 1월 25일, 영국 북부의 황량한 오터번 훈련장(Otterburn Training Area)에서 들려온 비보는 다시 한번 군의 '평시 훈련 안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영국 국방부(MoD)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제4포병연대(4th Regiment Royal Artillery) 소속 필립 길버트 멀다우니(Philip Gilbert Muldowney, 25) 대위가 실사격 전술 훈련(LFTT) 도중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순직했습니다. 2020년 샌드허스트 왕립육군사관학교를 거쳐 포병 장교로서의 길을 걷던 젊은 지휘관의 죽음은, 전장이 아닌 훈련장에서의 희생이라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울림을 남깁니다.

사고 직후 의료 헬기가 긴급 출동했으나 멀다우니 대위는 현장에서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국방부는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했으며, 현재 사고 경위와 원인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2021년 같은 장소에서 발생한 제스로 왓슨-피커링(Jethro Watson-Pickering) 이병의 안타까운 사망 사고를 상기시키며, 훈련장의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를 다시금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힘에 의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기조가 강화되며 군사 훈련의 강도가 전례 없이 높아진 2026년의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엄격한 통제 속에 잠재된 '시스템적 위험'

오터번 훈련장은 약 2만 3천 헥타르에 달하는 광활한 지대와 예측할 수 없는 기상 변화로 영국군 내에서 가장 험난한 훈련 환경을 제공합니다. 실전과 같은 훈련은 군의 존재 이유이자 필수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훈련의 목적이 병사들의 생명을 담보로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박철민(가명)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원은 "2026년의 현대전은 드론과 AI가 주도하는 첨단전 양상을 띠고 있지만, 결국 그 무기를 운용하는 주체는 사람"이라며, "실사격 훈련과 같은 기본 과정에서의 인명 사고는 시스템이 기초적인 안전조차 보장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오터번과 같은 개활지는 시야 확보가 어려운 사각지대가 많아 통신 두절이나 상황 전파 지연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멀다우니 대위의 죽음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복잡한 지형과 고강도 훈련, 그리고 인적 요인이 결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적 위험'을 경고하는 사례입니다. 과거 2019년 캐터릭 훈련장(Catterick Training Area)에서 발생한 존 맥켈비(John McKelvie) 하사의 사고 역시 장갑차 안전 문제와 맞물려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마이클 포더링엄(Michael Fotheringham) 중령이 과거 언급했듯, "훈련의 리얼리즘과 안전 사이의 줄타기"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난제입니다.

제4포병연대의 상실과 즉각적인 파장

제4포병연대에서 복무했던 멀다우니 대위는 연대 내에서 '가장 촉망받는 리더'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의 동료들은 그를 "군인의 품격 그 자체"로 기억하며, 갑작스러운 그의 부재가 연대에 메울 수 없는 공백을 남겼다고 회상합니다. 이러한 동료들의 추모는 평시 훈련의 위험성이 한 개인과 그를 둘러싼 공동체에 얼마나 깊은 상흔을 남기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멀다우니 대위의 희생은 즉각적으로 영국 육군의 안전 패러다임을 재고하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사고 발생 직후 영국 국방부는 훈련 절차 전반에 대한 긴급 점검에 들어갔으며, '장병 안전이 곧 전투력'이라는 기치 아래 훈련장 안전 자동화 시스템의 실효성을 재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고 당시 현장의 통신 및 통제 상황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는 향후 차세대 전술 통신망 도입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군 또한 이번 사고를 타산지석 삼아 고강도 훈련 시 안전 확보 방안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진상 규명: 개인의 과실인가, 구조의 실패인가

현재 진행 중인 국방안전당국(DSA) 주도의 '서비스 조사(Service Inquiry)'는 단순한 책임 소재 규명을 넘어, 고강도 훈련 환경에서의 안전 절차(Safe System of Training)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했는지를 검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의 비극을 되짚는 것을 넘어, AI와 드론이 결합된 2026년의 첨단 훈련 체계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인간의 판단력'과 '안전 프로토콜' 간의 간극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시의성을 갖습니다.

군사 안보 전문가 정현수(가명) 씨는 "이번 조사는 사고의 원인을 개인의 과실로 몰아가기보다, 시스템의 허점을 찾아내어 재발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기술이 발전해도 결국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인간이며, 그 인간을 보호하는 것은 시스템"이라는 그의 지적처럼, 우리는 '완벽한 훈련'을 위해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할 것인지, 그리고 그 대가가 생명일 때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