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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반값' 공항 매각: 고립 경제가 치르는 혹독한 대가

AI News Team
러시아의 '반값' 공항 매각: 고립 경제가 치르는 혹독한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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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난 러시아의 관문

러시아 모스크바의 관문이자 최대 사영 공항이었던 도모데도보 국제공항이 최근 시장 평가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매각된 사실은 2026년 현재 고립된 러시아 경제가 직면한 잔혹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한 기업의 경영난을 넘어, 트럼프 2.0 정부의 강력한 대러 제재와 고립주의 기조 속에서 서방 자본이 완전히 증발한 자리를 러시아 국가 연계 세력이 독식하는 ‘자산 재편’의 완결판이라 평가받습니다. 정상적인 시장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닫힌 시장’에서 국가 기간시설이 어떻게 내부자들의 전유물로 전락하는지를 증명하는 사례입니다.

과거 도모데도보 공항은 러시아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효율적인 민간 자본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2026년 1월 현재, 블룸버그와 국제금융연구소(IIF)의 추산에 따르면 이 공항의 매각 가격은 2021년 당시 기업 가치의 45%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매수 주체는 크렘린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에너지 재벌 계열사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두고 런던 정치경제대학교(LSE)의 한 분석가는 "외국인 투자자가 전무한 상황에서 러시아 정부가 인허가권과 세무조사를 압박 카드로 활용해 민간 자산을 헐값에 국유화하거나 친정부 세력에게 넘겨주는 '역(逆) 민영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러시아의 폐쇄적 자산 통합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모스크바 현지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물류 거점을 관리하는 김서연(가명) 씨는 최근 공항 운영권이 바뀐 뒤 겪고 있는 혼란을 토로했습니다. 김서연 씨는 "과거에는 시장 논리에 따라 협상이 가능했던 물류 비용과 창고 임대료가 이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운영사의 일방적인 통보로 결정된다"며, "운영 주체가 국가 연계 세력으로 바뀌면서 투명성은 사라지고, 제재 대상 기업과의 거래 위험성 때문에 결제 대행사들이 대금 지급을 거절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고립된 경제 모델이 결국 공급망 전반의 불확실성을 높여 민생 경제에 치명적인 비용 상승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러시아 주요 인프라 자산 평가액 변동 (단위: 억 달러, 출처: IFI 및 시장 종합)

데이터가 보여주듯 러시아 인프라 자산의 가치 폭락은 단순히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때문만이 아닙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글로벌 교역 질서를 재편하면서, 러시아는 서방 금융 시스템으로부터 영구적인 격리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최근 해외경제 보고서는 "러시아가 중국 및 인도와의 거래를 통해 연명하고 있으나, 핵심 인프라가 국가 연계 소수 집단에 독점되면서 시장의 자정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자본의 유출입이 막힌 경제 체제에서 기득권이 어떻게 위기를 기회 삼아 부를 재분배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지 보여주는 경고등입니다.

서방 제재가 옥죄어온 빚의 굴레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의 몰락은 단순한 경영 실패가 아닌, 서방의 금융 제재가 어떻게 실물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결국 국유화의 명분을 제공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입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작된 제재가 '충격'이었다면, 2026년 현재 트럼프 2.0 행정부 하에서 고착화된 금융 고립은 '질식'에 가깝습니다. 도모데도보는 그 질식의 과정에서 가장 먼저 쓰러진 민간 인프라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통화 미스매치(Currency Mismatch)'라는 고전적인 부채 함정에 있습니다. 도모데도보 공항의 부채 구조를 살펴보면, 시설 현대화와 터미널 확장을 위해 발행한 채권의 상당 부분이 유로화와 달러화 표시 채권입니다. 반면, 공항의 수익원은 철저히 루블화에 기반합니다. 2026년 초, 루블화 가치가 다시 한번 요동치며 대외 부채 상환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신흥국 채권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김철민(가명) 팀장은 "러시아 민간 기업들이 겪는 현재의 위기는 단순히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있어도 갚을 '파이프라인'이 막힌 데서 오는 기술적 디폴트의 연쇄"라고 지적합니다.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이 러시아에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는 기대는 오판이었습니다.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는 미 금융 기관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을 극대화했고, 이는 월가(Wall Street) 자본이 러시아 관련 파생상품에서조차 완전히 손을 떼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과거에는 고수익을 노린 헤지펀드들이 부실 채권이라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했으나, 2026년의 시장은 냉혹합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감시망이 촘촘해지면서, 도모데도보의 채권은 시장에서 거래 불가능한 '독성 자산(Toxic Asset)'으로 분류되었습니다.

러시아 민간 인프라 기업의 대외 부채 차환율 추이 (2022-2026)

위 차트에서 볼 수 있듯, 2026년 러시아 민간 기업의 대외 부채 차환율은 사실상 '0%'에 수렴했습니다. 이는 외부 자금 수혈이 불가능해진 민간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파산하거나, 헐값에 내부 권력자에게 지분을 넘기는 것뿐임을 시사합니다. 도모데도보의 매각가는 시장 가치(Fair Value)가 아닌, 채무 탕감을 전제로 한 '청산 가치'에 가깝게 책정되었습니다. 이는 서방의 제재가 결과적으로 러시아 내 자산의 국유화 및 권력 집중화를 가속하는 역설적인 도구로 작동했음을 보여줍니다.

크렘린의 그림자와 셰레메티예보의 부상

도모데도보 공항이 경쟁자인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매각된다는 소식은 표면적으로는 경영난에 시달리던 기업의 구조조정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모스크바 금융가와 정계의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이는 단순한 M&A(인수합병)가 아닌, 크렘린궁이 기획하고 수행한 거대한 '자산 회수 작전'에 가깝습니다. 이번 거래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수자인 셰레메티예보의 지배구조와 그 뒤에 드리운 권력의 그림자를 직시해야 합니다.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대주주는 'TPS 아비아(TPS Avia)'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유도 파트너이자 오랜 친구인 아르카디 로텐베르크(Arkady Rotenberg)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입니다. 로텐베르크 가문은 크림 대교 건설 등 국가 주도의 굵직한 인프라 사업을 독점하며 부를 축적해 온, 이른바 '푸틴의 지갑'으로 불리는 핵심 이너서클(Inner Circle)입니다. 반면, 도모데도보의 소유주 드미트리 카멘슈치크(Dmitry Kamenshchik)는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오랜 기간 당국의 수사와 구금 압박을 견디며 공항을 지켜왔으나 결국 2026년의 고립된 경제 환경 속에서 백기를 들고 말았습니다.

트럼프 2.0 시대의 도래와 함께 서방의 제재가 고착화되면서, 러시아 내 민간 자본은 탈출구를 잃었습니다. 2026년 현재, 러시아 경제는 외부의 자금 수혈이 차단된 '밀실'과도 같습니다. 이 닫힌 방 안에서 권력을 등에 업은 국영 혹은 친정부 기업들은 경쟁력이 약화된 민간 자산을 헐값에 사들이는 포식자적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모데도보의 매각 가격이 장부가의 절반 수준으로 거론되는 것은 시장 논리가 아닌, 권력의 힘이 작용한 '관제 가격'임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러시아식 자산 통합'은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예고합니다. 모스크바의 하늘길이 사실상 로텐베르크 가문의 독점 체제 하에 놓이게 되면서, 공항 이용료 인상과 서비스 품질 저하에 대한 견제 장치는 사라졌습니다. 경쟁이 실종된 시장에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전가될 것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HSE)의 한 연구원은 "이번 매각은 러시아 내에서 '사유 재산'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권력과 결탁하지 않은 자본은 언제든 축출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모스크바 주요 공항 여객 분담률 변화 (2020-2025)

할인이 아닌 고립의 청구서

도모데도보 공항의 매각가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에서 결정된 것은 단순한 기업 가치의 하락이 아닙니다. 이는 서방의 자본이 철수하고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에서 단절된 '고립 경제'가 받아든 첫 번째, 그리고 가장 확실한 청구서입니다. 통상적으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낮은 가격은 매수자에게 매력적인 '할인(Discount)'으로 해석되지만, 2026년 모스크바의 셈법은 다릅니다. 경쟁 입찰이 불가능한 구조, 즉 외국인 투자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매각은 '시장 가격'이 아니라, 유일한 구매력을 가진 국가 연계 세력이 제시하는 '통제 가격'에 수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유라시아 경제 전문가인 박성훈(가명) 씨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경쟁이 사라진 시장에서의 가격은 가치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과거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 헐값에 팔려나간 알짜 기업들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지금 러시아의 상황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당시는 시장이 개방되어 있었기에 언젠가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었지만, 지금 러시아 자산 시장은 출구 없는 터널에 갇힌 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 씨의 지적처럼, 서방의 제재와 트럼프 2.0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맞물리면서 러시아 내 민간 자산은 외부로 탈출할 길을 잃었고, 그 결과 내부의 거대 자본, 즉 국영 기업이나 친정부 올리가르히에게 헐값에 흡수되는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러시아 주요 인프라 자산 가치 변동 추이 (2021-2026)

경쟁이 사라진 요새 경제의 그늘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이 결국 시장 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매각된 사건은, 2026년 현재 러시아 경제가 처한 '경쟁 실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한때 러시아 민영화의 성공 사례로 꼽히며 루프트한자, 브리티시항공 등 서방 주요 항공사들이 거점으로 삼았던 이 공항은, 이제 서방 제재와 내부 통제라는 이중고 속에 국가 연계 자본의 품으로 넘어갔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업 인수합병(M&A)이 아니라, 외부 자본이 철저히 차단된 '닫힌 시장'에서 권력과 결탁한 특정 세력이 알짜 인프라를 독식하는 '러시아식 자산 통합'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트럼프 2.0 행정부의 강력한 고립주의 정책과 맞물려 서방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는 공허했습니다. 그 공백을 메운 것은 혁신적인 스타트업이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아닌, 크렘린궁의 입김이 닿는 거대 국영 기업이나 올리가르히들이었습니다. 시장 원리에 따른 공정한 가격 경쟁이나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은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오로지 '충성심'과 '자금 동원력'만이 자산의 주인을 결정하는 유일한 잣대가 되면서, 러시아의 핵심 인프라는 사실상 국가가 통제하는 거대한 '요새(Fortress)'의 일부로 전락했습니다.

이러한 '요새 경제'의 그늘은 고스란히 시장 참여자와 소비자들의 몫으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 현지에서 물류 중계업을 하는 정재훈(가명) 씨는 최근 공항 이용료 인상 통보를 받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는 "예전에는 셰레메티예보나 브누코보 공항과 경쟁하느라 도모데도보 측에서 화물 처리 속도를 높이거나 요금을 할인해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이제는 모든 공항의 실질적 주인이 같아지다 보니, 서비스는 느려지고 요금은 부르는 게 값이 된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모스크바 주요 공항 화물 처리 비용 증가 추이 (2023-2026)

닫힌 하늘이 예고하는 미래

러시아 모스크바 남동쪽 42km, 한때 '개방된 러시아'의 상징이었던 도모데도보 공항의 매각 소식은 단순한 인프라 소유권의 이전을 넘어섭니다. 서방의 제재와 고립 속에서 러시아 경제가 어떠한 기형적 진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극명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외부 자본의 유입이 끊기고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가치가 폭락한 우량 자산을 국가와 연계된 거대 자본이 헐값에 흡수하는 이른바 '약탈적 국유화'의 패턴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2026년 현재, 트럼프 2.0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 기조는 역설적으로 러시아의 이러한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는 명분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블록화되면서 러시아는 '자립 경제'라는 미명 아래 내부의 알짜 자산을 친정부 올리가르히들에게 재분배하고 있습니다. 도모데도보 공항의 매각가는 전성기 대비 절반, 혹은 그 이하로 추정됩니다. 이는 경영 실패 탓이라기보다는, 서방 항공사의 취항 금지와 부품 수급 난항이라는 거시적 환경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가치 하락입니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입니다. 이 거대한 자산의 블랙홀은 러시아 국경 안에서만 멈출 것인가? 아니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와 결합하여, 글로벌 공급망 곳곳에 또 다른 형태의 '통행세'를 요구하는 괴물로 진화할 것인가? 닫힌 하늘 아래 갇힌 것은 비단 러시아의 비행기들만이 아닙니다. 그곳에는 시장 경제의 원칙과 공정한 경쟁에 대한 믿음 또한 함께 갇혀 서서히 질식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