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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시대의 경고장: 영국의 '친중' 도박과 대서양 동맹의 균열

AI News Team
트럼프 2.0 시대의 경고장: 영국의 '친중' 도박과 대서양 동맹의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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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붐비는 거리, 워싱턴의 싸늘한 시선

2026년 1월의 마지막 주말, 런던 웨스트엔드의 리젠트 스트리트는 마치 춘절 대목을 맞은 듯한 활기로 가득 찼습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브렉시트의 여파와 '텍스 프리(Tax Free)' 혜택 축소로 한산했던 명품 거리에는 다시금 붉은색 중국어 안내판이 내걸렸고,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든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런던의 한 명품 매장에서 5년째 매니저로 근무 중인 김민지(가명) 씨는 "비자 면제 조치 이후 매출의 40% 이상을 중국인 고객이 차지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차이나 머니'의 귀환을 피부로 느낀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노동당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전격적으로 시행한 '중국인 관광객 비자 면제' 정책이 시행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영국 소매업협회(BRC)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런던 내 외국인 관광객 소비 지출은 전년 대비 18% 급증했으며,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의 기여도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랜 경기 침체와 생활비 위기로 신음하던 영국 경제, 특히 서비스업과 소매업계에 중국의 문호 개방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습니다. 키어 스타머 총리의 '실리 외교'가 경제 지표상으로는 분명한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영국 내 외국인 관광객 소비 지출 지수 (2024=100)

그러나 런던의 화려한 부활을 바라보는 워싱턴의 시선은 싸늘하다 못해 적대적입니다. 트럼프 2.0 행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넘어선 '동맹의 충성'을 노골적으로 요구해왔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최근 비공개 브리핑에서 영국의 친중 행보를 두고 "대서양 동맹의 단일대오를 흔드는 위험한 도박"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기 임기의 핵심 과제로 내세운 '대중국 기술 및 자본 봉쇄' 전략에 있어, 핵심 동맹국인 영국의 이탈은 용납할 수 없는 '배신'으로 비칠 소지가 다분합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 선임 연구원은 "미 정가에서는 영국의 비자 면제 조치가 중국 정보요원들의 침투 루트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조만간 영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나 정보 공유 제한 등 실질적인 압박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런던의 호황과 워싱턴의 경고, 이 극명한 대비는 2026년 현재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딜레마를 안고 있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빗장을 열 것인가, 아니면 동맹의 결속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맬 것인가. 영국의 사례는 그 선택에 따르는 청구서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가혹하게 날아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고편일지도 모릅니다.

브렉시트의 그림자: 생존을 위한 '차이나 머니'

런던 카나리 워프(Canary Wharf)의 고층 빌딩 숲, 2026년 1월의 차가운 바람만큼이나 영국 경제를 감싸고 있는 공기는 매섭습니다. 브렉시트(Brexit)가 현실화된 지 6년, 그리고 '글로벌 브리튼(Global Britain)'이라는 화려한 구호가 런던의 안개처럼 흩어진 지금, 영국이 선택한 생존 전략은 아이러니하게도 대서양 건너의 혈맹이 아닌, 유라시아 대륙 반대편의 '붉은 자본'이었습니다. 2026년 현재, 영국 경제의 혈관을 다시 뛰게 만든 동력은 유럽 단일 시장의 회복이 아니라, 중국이 내민 비자 면제 확대와 그에 따른 거대 자본의 유입이었습니다.

지난 1년간 중국의 일방적 비자 면제 대상국 확대 정책은 표면적으로는 영국인들의 중국 여행 편의를 위한 조치였으나, 그 이면에는 더욱 거대한 경제적 합의가 깔려 있었습니다. 런던 금융특구에서 15년째 기업 인수합병(M&A) 자문역을 맡고 있는 박준형(가명) 씨는 이러한 변화를 최전선에서 목격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2024년까지만 해도 썰물처럼 빠져나가던 유럽계 기관 자금의 빈자리를 지금은 중국 국부펀드와 민간 투자자들이 채우고 있다"며, "영국 기업들에게 중국 자본은 선택이 아니라, 파산을 막기 위한 유일한 산소호흡기"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영국 통계청(ONS)의 최근 지표는 서비스업과 관광 수지에서 중국발 자금의 기여도가 브렉시트 이전 수준을 상회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영국의 '친중 행보'는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나온 고육지책(苦肉之策)입니다. 유럽연합(EU)이라는 거대한 보호막을 스스로 걷어찬 영국은 트럼프 2.0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라는 또 다른 장벽에 부딪혔습니다. 2026년의 백악관은 동맹에게도 예외 없는 관세 폭탄과 공급망 재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탈동조화(Decoupling) 압박 속에서, 영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충성심'과 자국 경제를 지탱할 '실리'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달콤한 '차이나 머니'는 명백한 청구서를 동반합니다. 워싱턴 정가는 런던의 이러한 행보를 "앵글로색슨 동맹의 균열"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최근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제기된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정보 공유 제한' 가능성 언급은 영국에게 보내는 명백한 경고장입니다. 경제적 생존을 위해 안보 동맹의 신뢰를 담보로 잡힌 영국의 현실은, 미중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선 한국에게도 섬뜩한 기시감(Déjà Vu)을 불러일으킵니다.

英 내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 추이 (2022-2025)

위 데이터가 보여주듯, 브렉시트 이후 EU 자본의 이탈 속도를 중국 자본이 가파르게 메우고 있습니다. 이는 영국이 경제 구조적으로 중국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최수연(가명) 런던 정경대(LSE) 연구원은 "영국은 지금 '안보 우산'은 미국에, '경제 지갑'은 중국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로 가고 있다"며, "트럼프 2.0 시대에 이러한 이중 플레이가 언제까지 용인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2.0의 경고: '충성심을 증명하라'

워싱턴의 기류가 심상치 않습니다. 백악관 웨스트윙(West Wing)으로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미 특수 관계(Special Relationship)'는 더 이상 무조건적인 면죄부가 아닙니다. 2026년 1월 현재, 트럼프 2.0 행정부가 런던에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중국의 돈을 받으면서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지난 1년간 중국의 파격적인 비자 면제 조치에 힘입어 런던의 명품 거리와 금융가에 차이나 머니가 유입되는 것을 미국이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닌 '안보 구멍(Security Loophole)'으로 규정했음을 의미합니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The Heritage Foundation)의 최근 정책 제안서는 이러한 워싱턴의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해당 보고서는 영국의 대중국 무역 의존도 상승이 오커스(AUKUS) 동맹의 핵심인 '필라 2(Pillar II, 첨단 군사 기술 공유)' 협력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자본이 런던의 핀테크와 바이오, 그리고 대학 연구소에 깊숙이 침투한 상황에서, 미국이 공유할 극비 양자 컴퓨팅 및 인공지능(AI) 기술이 베이징으로 흘러들어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논리입니다.

런던 금융지구(The City)에서 15년째 거시경제 분석가로 활동 중인 박준영(가명) 수석연구원은 최근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 장벽의 부활'이라고 묘사했습니다. 그는 "지난달부터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해 런던 내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중국 관련 자금 출처 소명을 요구하는 강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며, "뉴욕 월가로 향하는 달러 결제망이 막힐 것을 우려한 영국 금융권의 '알아서 기기(Self-censorship)'가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압박이 영국의 실물 경제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비공식 채널을 통해 영국이 화웨이 통신 장비의 잔재를 조기에 완전히 제거하고, 중국산 전기차(EV)와 배터리에 대해 EU보다 더 가혹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경우, 영국산 자동차와 제약 제품에 대한 미국의 '보편 관세(Universal Baseline Tariff)' 예외 조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성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경제경영연구소(CEBR)와 주요 투자은행들의 2026년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중국과의 비자 면제 및 교역 확대로 영국이 얻는 연간 이익(약 150억 파운드)은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 관세를 무기로 청구할 잠재적 손실(약 450억 파운드)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결국 영국은 눈앞의 경제적 실리를 챙기려다 안보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무비자의 이면: 트로이의 목마인가, 실용주의인가?

화려한 소비의 이면에는 '트로이의 목마'를 우려하는 침묵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단순한 관광객 유입을 넘어선 인적 교류의 확대가 영국의 안보 지형, 특히 학계와 기술 현장에 미묘하지만 심각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런던 소재 명문 대학의 바이오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김도윤(가명) 박사는 최근 연구실의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고 전합니다. "트럼프 2.0 행정부가 출범한 직후, '미국 연방 자금이 투입된 프로젝트에 중국 국적자의 접근을 제한하라'는 비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이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측은 중국의 돈과 미국의 기술 사이에서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 박사의 증언은 영국의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중국의 비자 면제와 유화책은 겉으로는 '개방'의 손짓이지만, 영국 내부에서는 이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이 학계와 첨단 산업 전반으로 모세혈관처럼 퍼져나가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실제로 최근 런던 정가에서는 중국 기업의 영국 내 데이터 센터 설립 허가 문제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경제적 실리를 챙기려는 재무부와, 안보 리스크를 우려하는 내무부 및 정보기관(MI5) 간의 충돌은 트럼프 행정부의 '충성심 테스트'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영국 내 중국 유학생 및 연구 자금 추이 vs 대미 기술 협력 승인율 (2024-2026)

결국 영국이 마주한 것은 '공짜 점심은 없다'는 냉엄한 국제 정치의 현실입니다. 비자 면제라는 달콤한 당근 뒤에는 기술 주권의 침해와 동맹의 신뢰 저하라는 값비싼 청구서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실용주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영국의 줄타기는 트럼프 2.0이라는 거친 파도 앞에서 언제까지 유효할 수 있을까요?

서울에 던지는 질문: '줄타기'는 언제까지 가능한가

런던의 히드로 공항 입국장에 늘어선 중국인 관광객들의 행렬은 일견 영국의 실용주의적 승리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시선을 서울의 광화문과 평택으로 돌리면, 이 장면은 승전보가 아닌 조용한 경고음으로 다가옵니다. 영국이 겪고 있는 현재의 딜레마는 한국이 지난 30년간 묵시적으로 유지해 온 생존 전략, 즉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유효기간이 트럼프 2.0 시대와 함께 사실상 종료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2기 내각은 동맹국들에게 더 이상 '전략적 모호성'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워싱턴의 기류는 명확합니다. "우리와 함께할 것인가, 아니면 관세를 감당할 것인가." 이러한 양자택일의 압박은 수출 중심의 개방형 통상 국가인 한국에게 치명적인 '슈퍼 갑(甲)질'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평택 산업단지 인근에서 반도체 장비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전략기획팀장 김철수(가명) 씨는 "미국 상무부의 가이드라인이 강화되면서, 중국 파트너사와의 계약 연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영국이 중국 비자를 푼다고 해서 부러워할 일이 아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 눈치 보느라 다 잡은 물고기를 놓아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영국의 경우 서비스업과 관광업으로 중국의 자본을 흡수하며 버틸 수 있는 여지가 있을지 모르나,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은 미중 갈등의 직접적인 타격 범위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트럼프 2.0 행정부가 영국에 가하는 무언의 압박이 '관세'나 '정보 공유 제한' 형태의 경고라면, 한국에 가해지는 압박은 '공급망 배제'라는 실존적 위협에 가깝습니다.

영국이 보여준 지난 1년의 실험은 한국에게 냉혹한 현실을 직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안보 파트너의 심기를 거스르는 '줄타기'는 이제 고난도의 묘기가 아니라, 안전장치 없는 추락을 담보로 한 도박이 되었습니다. 워싱턴은 더 이상 서울의 모호한 침묵을 인내심 있게 기다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과연 대한민국은 '안미경중'이라는 낡은 닻을 끊어내고,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트럼프 2.0의 바다에서 독자적인 항로를 개척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지금 서울이 내려야 할 결단은 단순히 외교 노선의 수정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생존 방정식을 다시 쓰는 일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