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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찬 마이크: 돈 레몬 기소, 2026년 미국 언론 자유의 현주소

AI News Team
수갑 찬 마이크: 돈 레몬 기소, 2026년 미국 언론 자유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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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법정의 긴장: 서약서 하나로 풀려난 앵커

2026년 1월 30일 오후,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 250호 법정의 공기는 무거웠습니다. 한때 미국 케이블 뉴스의 간판이었던 돈 레몬(Don Lemon)이 피고인석에 섰을 때, 방청석을 가득 메운 취재진 사이에서는 침묵만이 흘렀습니다. 수갑은 채워지지 않았지만, 그가 짊어진 혐의의 무게는 물리적인 구속구보다 훨씬 무거워 보였습니다.

판사의 결정은 신속했습니다. "피고인을 개인 서약(personal recognizance) 조건으로 석방한다." 보석금 없이, 도주 우려가 없다는 판단 하에 서약서 한 장으로 풀려난 것입니다. 법원 밖으로 걸어 나온 레몬은 굳은 표정으로 지지자들을 향해 짧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 장면이 주는 안도감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법조계는 이번 석방이 '관용'이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긴 법적 공방의 서막이자 폭풍전야의 고요라고 입을 모읍니다.

문제의 핵심은 검찰이 적용한 혐의인 'FACE 법(Freedom of Access to Clinic Entrances Act)' 위반입니다. 1994년 제정된 이 법은 본래 낙태 시술 병원 입구를 폭력적으로 봉쇄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2026년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의 법무부는 이 법의 적용 범위를 기이할 정도로 확장했습니다. 이민자 수용 시설과 연계된 의료 센터 앞을 취재하던 기자의 '물리적 존재' 자체를 '시설 접근 방해'로 해석한 것입니다. 이는 언론의 현장 접근권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노골적인 신호나 다름없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재판 과정을 지켜본 한인 2세 변호사 이정훈(가명) 씨는 "과거에는 시위대의 물리적 폭력을 막기 위해 쓰이던 방패가, 이제는 펜을 든 기자를 찌르는 창으로 변질되었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이것은 단순한 법리적 다툼을 넘어, 비판적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전형적인 '본보기식 기소(show trial)'"라고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세인트폴의 'ICE 목사': 교회가 된 국가 권력

십자가 뒤에 숨은 배지: '성역(聖域)'의 붕괴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체감온도가 영하 40도까지 떨어진 지난 주말, 시티즈 교회(Cities Church)의 붉은 벽돌은 단순한 종교 시설이 아닌 거대한 요새처럼 보였습니다. 돈 레몬이 수갑을 차고 연행된 곳은 바로 이 교회의 부속 건물인 '커뮤니티 셸터' 앞이었습니다. 통상적인 경우라면 이는 사유지 무단 침입(Trespassing) 혐의로 처리되었을 사안입니다. 그러나 미 법무부는 레몬에게 '연방 업무 방해(Interfering with Federal Agency Operations)'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이 이례적인 기소의 중심에는 목회자이자 동시에 국토안보부(DHS)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특별 자문관' 직함을 가진 조나단 리맨(Jonathan Leeman) 목사가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백악관은 '종교적 자유와 법 집행의 조화'라는 명분 아래 특정 종교 지도자들에게 한시적인 법 집행 권한을 부여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한 바 있습니다. 이는 겉으로는 치안 공백을 메우기 위한 민간 협력 차원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종교 시설을 국가 권력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려는 전략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리맨 목사가 레몬 기자를 향해 "신의 집에서 나가라"고 외친 것이 아니라, "연방 요원의 통제 구역(Federal Control Zone)을 침범했다"고 고지했다는 목격담은 이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본 교인들의 증언은 충격적입니다. 이 지역에서 10년 넘게 식료품점을 운영하며 교회 봉사활동에 참여해 온 박성진(가명) 씨는 당시의 공포스러웠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습니다.

"평소 온화하던 목사님이 양복 재킷 안에서 연방 요원 배지를 꺼내 들었을 때, 이곳이 더 이상 우리가 알던 교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자가 마이크를 들이댄 순간, 그것은 질문이 아니라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성경책 옆에 수갑이 놓여 있는 풍경은 2026년 미국의 섬뜩한 자화상입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기소가 언론 자유에 대한 '냉각 효과(Chilling Effect)'를 노린 고도로 계산된 전략이라고 분석합니다. 단순 침입죄는 보석금으로 해결되지만, 연방 업무 방해죄는 최대 징역형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취재 접근권 자체를 영구적으로 박탈할 수 있는 명분이 됩니다. 미네소타 대학 로스쿨의 헌법학 교수는 최근 발표한 칼럼에서 "교회가 이민자를 보호하는 '피난처(Sanctuary)'가 아니라, 이민자를 선별하고 감시하는 '검문소(Checkpoint)'가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2026년 미 종교시설 내 공권력 개입 빈도 증가 추이 (출처: 미 종교사회학회)

법무부의 강공: 치안 유지인가, 입막음인가

통상적으로 연방 치안판사(Magistrate Judge)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사건을 기각했을 때, 검찰이 이를 수용하고 재수사를 포기하는 것은 미국 사법 시스템의 오랜 관례였습니다. 그러나 2026년 1월의 워싱턴은 달랐습니다. 뉴욕 연방 법원의 기각 결정이 내려진 지 불과 48시간 만에, 미 법무부(DOJ)는 대배심(Grand Jury)을 소집해 돈 레몬에 대한 기소를 강행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법적 불복 절차를 넘어, 트럼프 2.0 행정부가 '국가 안보'와 '공공 질서'라는 명분 하에 사법권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법무부의 이러한 이례적인 강공은 현재 미국이 처한 '복합 위기(Compound Crisis)'와 떼어놓고 볼 수 없습니다. 미니애폴리스 인프라 붕괴 사태와 이에 따른 전국적인 물류 마비, 그리고 '인간 노동 우선(Human Labor First)' 파업으로 이어지는 혼란 속에서, 행정부는 통제 불가능해 보이는 사회적 균열을 봉합하기 위해 강력한 '법과 질서(Law and Order)'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미 연방 정부의 언론 현장 접근 불허 건수 추이 (2023-2026)

'인간 노동' 대 '국가 권력': 충돌하는 전선

미니애폴리스의 체감 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떨어진 지난 주말, 미국 중서부를 강타한 것은 비단 기록적인 한파만이 아니었습니다. 2026년 벽두부터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인간 노동 우선(Human Labor First)' 파업은 AI 자동화에 밀려난 화이트칼라와 물류 노동자들이 연대하며 전례 없는 규모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돈 레몬이 연방 요원들에게 체포된 현장은 바로 이 노동과 자본, 그리고 이를 통제하려는 국가 권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최전선이었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물류 트럭 운전사 정민석(가명, 45세)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증언합니다. "우리는 단지 로봇이 우리 일자리를 대체하는 속도에 대해 협상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우리를 '국가 물류망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 취급을 했습니다. 돈 레몬 기자가 군중 속에서 밀려나는 이주 노동자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며 '법적 근거'를 묻자, 요원들은 마치 그 질문 자체가 흉기인 것처럼 그를 제압했습니다."

결국 돈 레몬 사건은 한 유명 언론인의 개인적 불행이 아닙니다. 이는 AI 시대의 구조조정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할 언론의 기능이 국가 안보와 질서 유지라는 논리에 의해 어떻게 무력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입니다. 2026년의 미국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위기의 순간, 국가는 질서를 위해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으며, 언론은 그 통제선 앞에서 어디까지 저항해야 하는가.

미국 내 언론인 현장 체포 및 구금 건수 추이 (2022-2026)

사법의 무기화와 민주주의의 그림자

법치(Rule of Law)가 권력의 정당성을 보증하는 최후의 보루라면, 그 보루가 정적을 제거하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옥죄는 '창'으로 변질될 때 민주주의는 가장 위태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2026년 1월, 트럼프 2.0 행정부의 서슬 퍼런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단행된 돈 레몬에 대한 연방 검찰의 기소는, 단순한 법적 다툼을 넘어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가 어떻게 시스템을 잠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섬뜩한 경고음입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번 기소를 두고 "사법 시스템이 백악관의 사병(私兵)화 되었다"는 탄식이 흘러나옵니다. 과거 닉슨 행정부 시절의 언론 탄압이 은밀한 도청과 압력으로 이루어졌다면, 2026년의 탄압은 합법의 외피를 쓴 채 공개적인 법정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교묘하고 치명적입니다.

돈 레몬의 손목에 채워진 수갑은 한 개인의 구속이 아니라, 2026년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처한 질식 위기를 상징하는 비극적인 메타포입니다. 사법의 무기화가 대중의 무관심 혹은 피로감 속에서 진행될 때, 그 칼끝은 결국 침묵하는 다수에게로 향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