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허문 반도체 교육: 2조 원의 RISE 사업은 실전인가 전시인가

서울테크노파크 클린룸에 모인 4개 대학의 열기
2026년 1월 19일, 노원구 서울테크노파크 내 반도체 클린룸은 방진복을 입은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를 중심으로 금오공대, 한밭대, 아주대 등 지역의 경계를 넘어 모인 80여 명의 학생들은 '2025 AI-반도체 부트캠프'의 일환으로 차세대 반도체 공정 실습에 몰두했다. 이는 교육부가 2025년 총 2조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본격화한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 중 하나다.
대학 간 인프라 공유가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압축적인 장면이었다. 경북 구미에서 올라온 (가명) 김서연 씨는 고가의 노광 장비를 직접 조작하며 "지역 대학에서는 접하기 힘든 첨단 공정 설비를 서울 소재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정부 예산 565억 원에 더해 자체적으로 200억 원의 추가 재원을 투입하며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트럼프 2.0 행정부의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와 보조금 삭감 위협 속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론에만 밝은 인재가 아니라,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전형 인재' 육성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 김 교수가 주도하는 NPU-PIM(연산-메모리 통합 반도체) 가속기 플랫폼 개발과 같은 핵심 R&D 프로젝트는 대학 현장에서의 고도화된 실습 교육 없이는 그 동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반도체 인재 양성의 병목 현상, 장비가 곧 경쟁력인 시대
반도체 산업이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한 2026년, 트럼프 2.0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 전례 없는 하드웨어 경쟁을 강요하고 있다. 특히 '장비가 곧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반도체 교육 현장에서 대학 간 인프라 격차는 이제 단순한 교육 문제를 넘어 산업 경쟁력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가의 클린룸 설비와 노광 장비를 갖추지 못한 지방 대학이나 소규모 학과의 학생들은 칠판과 시뮬레이션 화면 속에서만 반도체를 만나는 '모니터 반도체' 세대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교육 불균형은 결국 산업 현장에서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인력 공급의 병목 현상을 심화시킨다. (가명) 김서연 씨는 "이론은 완벽하게 숙지했지만, 수십억 원대에 달하는 장비 한 대 없는 환경에서 실무 역량을 쌓으라는 것은 수영장 없이 수영법만 배우는 것과 같다"며 현장의 열악함을 토로했다.
서울과기대의 'SEOULTECH RISE 2030' 비전 아래 추진되는 AI-반도체 부트캠프가 타 대학 학생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은 인프라 독점의 벽을 허무는 상징적인 조치다. 서울시가 별도로 투입한 200억 원의 추가 지원금과 국가 RISE 예산을 바탕으로 구축된 고가의 연구 환경을 공유하는 모델은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자원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임에 틀림없다.
RISE 체제의 명과 암, KPI에 갇힌 대학의 자율성
하지만 이러한 '부트캠프'식 단기 성과가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김동호 서울과기대 RISE 사업단장은 "AI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며 지속 가능한 산학 협력 생태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지만, 현장의 교육 전문가들은 현재의 평가 체계가 '참여 학생 수'나 '만족도' 같은 단기 KPI(핵심성과지표) 달성에 매몰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차기 예산 확보를 위한 전시성 행사에 치중하다 보면, 정작 산업계가 요구하는 심도 있는 기술 교육보다는 단발성 체험에 그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성적표 만들기'를 위한 행정적 편의주의가 교육의 질을 압도하는 '공공 사업의 딜레마'를 노출한다. (가명) 이준호 씨와 같은 수도권 대학 RISE 사업 담당자들은 매년 갱신되는 KPI를 맞추기 위해 실질적인 연구 성과보다 수치 달성에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한 통상 환경은 한국 반도체 대학 교육에도 '효율성' 이상의 '생존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규제 강화로 인해 장비 수급부터 기술 교류까지 제약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 대학 간의 자발적인 인프라 공유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다만, 이러한 공유가 진정한 상생(Sang-saeng)이 되기 위해서는 수도권 대학의 인프라를 지방 대학이 일시적으로 빌려 쓰는 차원을 넘어, 각 지역 거점 대학의 특화된 기술력을 연결하는 '수평적 네트워크'로의 진화가 필요하다.
부트캠프 이후의 과제, 일회성 행사를 넘어서는 상시 협력
결국 RISE 체제가 진정한 혁신으로 기록되기 위해서는 단발성 인재 배출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산업-대학 생태계를 구축하는 긴 호흡의 접근이 필요하다. 김현 교수가 지적했듯 복잡한 알고리즘을 단일 프로세서에 통합하는 NPU-PIM 플랫폼 개발과 같은 과제는 단기간의 부트캠프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영역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가명) 정민우 씨는 캠프가 끝난 뒤 학습 흐름이 끊기는 ‘교육 절벽’을 경험하고 있다. "캠프 기간 제공됐던 고가의 소프트웨어와 장비를 소속 대학에서는 더 이상 이용할 수 없어 심화 학습을 이어가기가 막막하다"는 그의 호소는 인프라 공유의 상시화가 얼마나 시급한지를 보여준다. 2조 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RISE 사업이 단순한 대학 지원금 분배를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최후 보루'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는 결국 평가의 잣대를 어디에 두느냐에 달려 있다.
기술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서 우리가 길러내야 할 것은 '교육 통계'에 기록될 수천 명의 이수생인가, 아니면 거대한 기술 장벽을 뚫어낼 독보적 인재인가. 대학의 가치가 산출되는 논문과 취업자의 숫자로만 측정될 때, 캠퍼스는 학문의 전당이 아닌 예산 확보를 위한 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인재들이 단기 실적의 도구가 되지 않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심리적 인프라'까지 고려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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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s & References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SeoulTech) RISE Project Overview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 Accessed 2026-02-12
The SeoulTech RISE Project Group, under the vision 'SEOULTECH RISE 2030', focuses on AI-robotics, semiconductors, and environment-energy sectors to solve regional industrial challenges in Seoul.
View Original2025 National RISE Project Budget and Implementation Plan
Ministry of Education (South Korea) • Accessed 2026-02-12
The South Korean government has allocated 2.001 trillion won for the nationwide 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RISE) project in 2025 to empower local governments in university funding.
View OriginalOn-Device AI NPU-PIM Heterogeneous Acceleration Platform Development
SeoulTech Department of Electrical and Information Engineering • Accessed 2026-02-12
A key R&D project led by Professor Hyun Kim focuses on developing NPU-PIM platforms for on-device AI, integrating algorithms directly into processors.
View OriginalSeoul City RISE Additional Funding: 20 billion KRW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 Accessed 2026-02-12
Seoul City RISE Additional Funding recorded at 20 billion KRW (2025)
View OriginalNational RISE Project Total Budget: 2.001 trillion KRW
Ministry of Education • Accessed 2026-02-12
National RISE Project Total Budget recorded at 2.001 trillion KRW (2025)
View OriginalDong-ho Kim, Head of RISE Project Group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 Accessed 2026-02-12
AI semiconductors are the core of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and a major national security asset. Our mission is to build a sustainable industry-academic ecosystem and nurture the talent needed by society.
View OriginalHyun Kim, Professor
SeoulTech Department of Electrical and Information Engineering • Accessed 2026-02-12
Developing NPU-PIM platforms is a critical challenge in AI-semiconductors, requiring the integration of complex algorithms into a single processor.
View Original[Interview] Dong-ho Kim, Head of SeoulTech RISE Project Group, Presents Vision for Cultivating AI-Semiconductor Talent
Dailysecu • Accessed 2025-02-12
Provides an in-depth interview with the project lead regarding the successful completion of the 2025 AI-Semiconductor Boot Camp and future talent cultivation plans.
View OriginalSeoulTech RISE Group Successfully Completes 2025 AI-Semiconductor Boot Camp and Hackathon
Kyosu.net • Accessed 2025-02-13
Details the collaborative nature of the boot camp, which included students from Kumoh National Institute of Technology, Hanbat National University, and Ajou University.
View OriginalSouth Korea to Invest 33 Trillion Won in Semiconductor Innovation Ecosystem
The Korea Times • Accessed 2025-01-15
Contextualizes the local university programs within the broader national strategy to secure global semiconductor leade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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