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원대 전분당 담합의 이면: 실무자 "꼬리 자르기" 넘어 경영진 책임 규명으로

법원에 다시 제출된 구속영장과 14일의 분수령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김용식)에 따르면, 검찰이 대상(Daesang) 대표이사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며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실무 책임자인 본부장이 구속되는 과정에서 대표이사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이후, 한 달간의 보강 수사를 거쳐 도출된 조치다. 오는 14일 예정된 영장 실질심사는 단순한 신병 확보 여부를 넘어, 8년간 이어진 대규모 담합의 최종 설계자와 결정권자가 누구인지를 가리는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실무자 선에서 책임을 마무리하려는 기업 측의 논리에 맞서, 이번 재청구는 경영진의 직접 책임을 규명하겠다는 사법 당국의 완강한 의지를 반영한다.
8년간 숨겨진 10조 원대 가격 조작의 실체
공정거래위원회(KFTC)의 조사 결과와 검찰의 공소 사실에 따르면, 8년에 걸친 담합 규모는 약 1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6년 현재를 기준으로 지난 8년간 전분당 시장에서 벌어진 가격 조작은 일시적인 일탈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설계된 시스템이었다. 10조 원 규모의 부당한 가격 인상은 식품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을 가중했고, 이는 곧장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키는 연쇄 반응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거대한 경제적 교란 행위는 시장의 자정 작용을 무력화했으며, 기업의 이윤 추구가 공정 경쟁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폐쇄적 과점 체제가 잉태한 담합의 구조적 병폐
산업계 분석 및 공정거래위원회 의결서 등에 명시된 바에 따르면, 담합이 장기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분당 시장 특유의 폐쇄적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옥수수 등의 전분을 분해해 만든 전분당은 과자, 음료, 소스 등에 설탕을 대신해 단맛과 질감을 부여하는 필수 원료다. 특히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기보다 식품 제조 기업들이 대량으로 원재료를 사들이는 기업 간 거래(B2B) 구조로 운영된다. 상위 4개사가 시장 대부분을 장악한 과점 체제는 외부 감시가 닿지 않는 환경과 결합하여, 소수의 결탁만으로도 시장 전체 가격을 조절할 수 있는 위험한 토양을 제공해 왔다.
실무자 꼬리 자르기라는 제도적 실패 메커니즘
그간의 기업 담합 수사 과정에서 흔히 나타난 양상은 실무진의 과잉 충성이나 개인적 일탈로 책임을 돌리는 이른바 '꼬리 자르기'였다. 실제로 KBS 뉴스 등 주요 언론이 보도한 수사 단계 기록에 따르면, 본부장급 실무 책임자는 구속됐으나 최종 결정권자인 대표이사는 가담 정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구속을 면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서울중앙지검의 보강 수사를 통해 대표이사가 담합 과정을 직접 지시하거나 최소한 이를 인지하고 묵인한 구체적인 정황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담합이 단순히 하위 부서의 성과급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기업 중심부에서 결정된 전략적 판단이었음을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다.
기초 식품 원료가 흔드는 서민 물가의 도미노 현상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시민단체의 물가 감시 보고서에 따르면, 전분당은 설탕, 밀가루와 함께 가공식품의 3대 기초 원료로 꼽히며 이들의 가격 변동은 장바구니 물가에 즉각적인 도미노 현상을 일으킨다. 소규모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매일 재료비 정산 과정에서 극심한 압박을 느낀다. 빵의 보습과 단맛을 책임지는 물엿과 액상과당 등 전분당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제품 하나에 들어가는 원가 비중이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작된 원료 가격은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일반 가계의 부담을 가중하며 경제 근간을 뒤흔드는 민생 교란 범죄로 직결된다.
기업 거버넌스와 경영진 책임의 새로운 이정표
법조계 및 사법 당국 관계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영장 재청구 결과는 한국 기업 거버넌스의 책임 소재를 재정립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보강 수사 끝에 경영진의 직접 가담 정황이 소명된 만큼, 사법적 판단에 따라 담합 수사의 패러다임은 실무자 처벌에서 경영진의 직접 책임 추궁으로 완전히 전환될 전망이다. 이는 기업 수뇌부에게 담합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8년의 침묵을 깨고 부당 이득의 책임을 물으려는 이번 수사가 고질적인 기업 담합 관행을 뿌리 뽑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사회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
Sources & References
나희석,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 Accessed 2026-04-11
기초 식품 원료인 전분당 담합은 가공식품 전반의 가격 인상을 유발하여 서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중대 범죄다. 실무자뿐만 아니라 담합의 최종 결정권자인 경영진의 책임을 엄중히 묻지 않는다면 고질적인 담합 관행을 뿌리 뽑기 어렵다. [URL unavailable]
박승제, 경제분석팀장
식품산업연구소 • Accessed 2026-04-11
전분당은 B2B 시장 구조가 매우 폐쇄적이며 상위 4개사가 과점하고 있어 담합의 유혹이 큰 구조다. 이번 수사는 기업들이 원료가 변동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공동 인상하던 관행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보인다. [URL unavailable]
검찰, '10조 전분당 담합' 대상 대표 구속영장 재청구...14일 심사
뉴시스(Newsis) • Accessed 2026-04-09
검찰이 지난 3월 실무 책임자인 김 모 본부장만 구속되고 대표이사 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보강 수사를 진행하여 최종 결정권자에 대한 영장을 다시 청구했다는 배경을 설명함.
View Original전분당 담합 혐의 대상 대표이사 영장 재청구... 서민 경제 교란 범죄 규정
서울신문 • Accessed 2026-04-10
설탕, 밀가루에 이은 기초 식품 원료 담합을 '서민 물가 파괴 행위'로 보고 검찰이 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함.
View Original검찰 '실무자만 처벌 안돼'... 전분당 10조 담합 주도한 대상 대표 영장 재청구
중앙일보 • Accessed 2026-04-10
재청구 사유로 '가담 소명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임 대표의 직접 지시나 묵인 정황을 구체적으로 확보했다는 검찰 측 입장을 보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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